[푸대에 담지유]


    우리의 옛 선조들은 겨우내 고의춤에 갇혀 바깥구경을 못한
    거시기를 해동이되고 날이 따스해지면 산마루에 올라
    아랫 도리를 내 놓고 바람을  부샅(음랑)에 습을 제거하고
    자연의 정기를 받아 양기를 강하게 하였는데,
    이름하여 이를 "거풍"이라 하였다.


    삼돌이가 어느 날 무료하여 돗자리를 들고 아파트 옥상으로 책을
    보러 갔는데, 봄볕이 너무 좋아 마침 옛 선조들의 이 "거풍" 의식이
    떠올라 아랫 도리를 내리고 햇볕과 봄 바람을 쐬인후 그대로 누워
    책을 보다가 그만 춘곤을 못 이기고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런데 마침 아랫층에 사는 삼월이가 이불을 널려고 올라 와서는
    이 광경을 보고 감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어멋 뭐하는 거에요? 삼돌씨???"

    삼월이 외마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난 삼돌이.
    당황과 민망스러움에 상황 수습을 못 하고 한다는 소리가..

    "시방 꼬추 말리는 중 인디유"

    삼월이가 삼돌이의 어이없는 대꾸에 피식 웃더니만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곳을 내리고는 삼돌이 옆에 눕는게 아닌가!

    " 아니~ 남녀가 유별한데 시방!! 뭐하는 짓 이래유??? "

    " 나두 꼬추 푸대 좀 말릴라구유"


    얼마 후.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교롭게 삼돌이와 삼순이가 마주 쳤는데.
    삼돌이,지난 일이 민망하여 먼 산 보기를 하고있는데
    삼월이가 옆구리를 툭~치며 하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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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추 다 말렸으면 푸대에 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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