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의 손 거울
옛날에 어떤 거부장자의 집 하인 중에 천치 백치의 기운이 장사인 하인이 있었습니다.
이 하인은 지능이 너무 얕아 평소에 주인의 속을 하도 상하게 해서 이에 하루는 주인이 손거울 하나를 선물로 주면서..
" 너가 너무 미련해서 바보 상으로 이 손거울을 주는 것이니 잘 간직하고 있다가 너 보다 미련한 바보를 만나거든 그 사람에게 전하여 주고 만나지 못하거든 죽을 때 까지 잘 간직하여라.." 하고 일렀답니다.
이 바보 하인은 주인이 준 손거울이 명예스러운 선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보다도 못난 바보를 만나려고 하였으나 자신보다 더 못난 바보는 이 세상에서는 없었습니다. 할수 없이 자기 방안에 감추어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십년이 지난 어느날 그 바보 하인이 밖에 나갔다가 집에 와보니 사람들이 모두 슬퍼하며 울고 있었고 집 주인은 안방에 누워서 신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 바보하인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왜 이리 집안이 소란하고 나으리는 누워 계십니까?" " 응 내가 멀리 떠날것같아서 다 이러는 모양이구나"
" 멀리 가시다니요. 어떤 곳으로 가십니까?" " 그곳이 어떤 곳인지 나도 모르다."
" 그럼 어느쪽으로 가십니까?" " 어느 쪽으로 가는지 방위도 모른단다."
" 그럼 무슨 일로 가십니까?" " 무슨 일로 가는 지도 모른단다."
" 그러면 가시는 길이 멉니까 가깝습니까?" " 가는 길이 원거리인지 근거리인지도 모른단다."
" 그럼 가시면 언제 돌아 오십니까?" " 언제 돌아올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단다."
" 누구와 같이 가십니까? 혼자 가십니까?" " 누구와 같이 가는지 그것도 모른단다."
" 그럼 가시는 길에 노자는 얼마나 듭니까?" " 그것도 모른단다."
이 말을 들을 바보는 재빨리 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니 거울을 꺼내어 누워있는 주인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 주인님! 이것을 가지고 가십시요? " " 이것이 무엇이냐?"
" 주인님이 바보상으로 저에게 주신 손거울인데 저보다 더 못난 바보에게 전하라고 하셨는데..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으나 오늘 주인 나으리가 나만도 못한 바보인것 같기에 드리는 것입니다.
먼길을 가신다 하시면서 거리도 모르시고, 방위도 모르시고, 기한도 모르시고.. 노자도 얼마나 드는지도 모르시고 누구를 데리고 가는지도 모르시고, 무슨일로 가시는지도 모르신다 하시니.. 나 보다 주인님이 더 바보가 아니십니까?"
우리 인생은, 과연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걸까! 인연따라 왔다가 인연따라 가는 것일까요? 한번 생각해보는 오늘 입니다.
- 좋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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