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후 지나친 공세는 역효과
Q: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되어 영화를 같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했습니다.
뛰어난 미모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말하는 모습이나 편안한 말투 그 모든 것이 끌렸습니다.
저는 가슴이 콩당거려 그녀의 얼굴도 제대로 못 볼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차를 마시며
저는 그녀에게 '정말 마음에 든다'는 암시를 하는 말도 힘들게 꺼냈습니다.
헤어지고 돌아와 핸드폰에 문자메시지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도 가장 먼저 한 일은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 아침 인사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짧은 답신만 보낼 뿐이었습니다.
제가 계속 만나자고 해서 며칠 전 두 번째 만나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요즘은 정말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했지만 그녀는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릴 뿐이었습니다.
제가 싫은 것일까요.
밀고 당기기는 연애의 기초
A: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밀고 당기기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첫 만남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진심만 있으면 되지 무슨 밀고 당기기야.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서로 진심이 통한 사이라면, 어떤 방법이나 기술 같은 것은 참으로 쓸데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애가 무슨 게임도 아니고, 그런 방법들에만 의존하는 연애에 통달한 사람은 상대에 대한 진실이 없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인 첫 만남의 단계에서는 분명 상대의 호기심과 호감을 끌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석이 따로 없는 연애는 그 단계를 지난 이후에야 가능한 일일테니까요.
먼저, 처음 만났는데 상대가 아주 마음에 든다면, 당황한 모습이나 겁먹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큰 기대 없이 만나러 나갔는데 예상치 못한 이상형의 이성을 만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당황하게 됩니다.
저 사람에게 꼭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오히려 긴장하고 몸이 굳어집니다.
상대를 잘 쳐다보지 못하고 눈길도 주지 않거나 바닥으로 눈을 내리깔게 됩니다.
이때 가장 좋은 것은 일단 '잘 보이려는 마음을 접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장 자연스러울 때 가장 멋있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억지로 꾸며낸 모습이나 긴장한 모습은 상대에게 부담을 줍니다.
이 사람이 나를 좋게 볼까 하는 걱정은 버리세요. 내가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었음에도
나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대라면 그 사람과는 인연이 아닌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결 마음 편하게 상대를 대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첫 만남에서 마음에 들었다고 그 마음을 전달하려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아주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그런 자신의 마음을 직접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전달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런 말은 상대를 뒤로 물러서게 합니다.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신 게 전부인데 그것만으로 '제 가슴이 이렇게 뛰어보기는 처음입니다'
'꿈에 그리던 사람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같은 말을 듣는다면,
이 사람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이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상대가 너무 앞질러나가면 다른 한 사람은 움츠러들기 마련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간격이 있고 그것이 서서히 좁혀지는 것이 관계의 발전입니다.
한쪽이 너무 많은 부분을 침범해 들어오면 벽을 굳게 쌓고 방어하고 싶은 마음밖에 들지 않습니다.
호감의 표현은 적당한 선이 좋습니다.
'오늘 영화는 별로 좋지않았죠? 다음주에 새로 개봉하는 것 중에 평이 좋은 것이 있던데 오늘 것을 만회하죠.' 라든지
'태국 음식 좋아하세요? 태국 요리 잘한다는 어느 식당 이야기 들어보셨어요?'라든지 하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정도가 좋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내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입니다.
문자 메시지 공세는 절대 금물
무차별적인 메시지 공세는 절대 금물입니다.
물론 문자메시지는 상대의 일이나 일정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도구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화 통화의 부담이 없다고 해서 계속 문자를 보내는 것 역시 상대에게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게 하는 길입니다.
그래도 만나고 헤어졌는데 무엇이라도 전달하고 싶다면, 그 다음날 '어제는 덕분에 즐거웠습니다.'라는 정도의
문자를 보내십시오.
상대가 마음이 있다면 거기에 이어서 문자를 보낼 것이고, 그러면 적당히 다음 주에 한가한 날이 언제인지 묻는 정도의
애프터 약속으로 이어질 겁니다.
적어도 세 번째 만남까지는 너무 앞서서 그녀에게 전화를 해대거나 계속해서 문자를 보내는 것은 참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가 자신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으면 일단 호기심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도 이쪽으로 다가오고 싶게 할 만한 여지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보낸 메시지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몇 번의 메시지에도 짧은 단답형의 답밖에 없었다면 그녀는 님만큼 님을 생각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번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조금 더 '밀고 당기기'를 잘해 보십시오.
한 번 만남에 너무 애정 공세를 펴는 것은 호기심을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세요.
요니동(칼럼니스트) / 야후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