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있는 육담(肉談)이야기 / 경상도편]


    양반 고장이 많은 경상도에는 양반 선비 또는 학자가 등장하는 점잖은
    육담이 많다.

    경상도 어느 양반 댁의 외동아들이 장가 들 때가 되자
    이웃 마을의 세 처녀가 서로 다퉈 시집오려 했다.

    가문이나 바느질 솜씨, 용모, 예절 등이 한결같아
    한 처녀를 며느릿감으로 가려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마침내 양반은 세 처녀를 불러놓고 문제를 냈다.

    “여자는 남자들과 달라 입이 둘이로다, 위에 있는 입말고 아래에 입이
    하나 더 붙어 있도다. 내가 묻노니 윗입과 아랫입 중에 어느 것이
    어른인가? 사려 깊게 답을 하렷다.”

    첫째 처녀가 쾌활하게 먼저 답을 했다.

    “예, 윗입이 더 어른입니다. 아랫입은 아직 이가 나지 않았는데,
    윗입은 이가 모두 났기 때문에 더 어른입니다.”

    그러자 둘째 처녀가 반박하고 나섰다.

    “아닙니다. 아랫입이 더 어른입니다. 윗입은 지금껏 수염이 나지 않았는데, 아랫입은 수염이 아주 무성하게 나 있으니 더 어른입니다.”

    셋째 처녀는 다소곳이 앉아 얼굴만 붉히고 있었다.
    양반이 그 처녀에게 넌지시 눈길을 주며

    “너는 어느쪽이냐?” 하고 묻자 마침내 입을 열었다.

    “둘 다 틀리진 않아도 맞는 답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소저의 생각으로는 윗입이 더 어른입니다.

    왜냐하면, 아랫입은 평생 아기처럼 물려 주는 젖만 빨아먹는데,
    윗입은 밥도 먹고 과일도 먹고 못 먹는 게 없으니 어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처녀의 말을 들은 양반은

    “그럼 그렇지! 네 말이 옳다. 음양의 이치를 제대로 아는 걸 보니
    한 지아비의 아내 노릇을 할 자격이 있도다.” 하면서 무릎을 탁 치는
    것이다.

    셋째 처녀가 며느릿감으로 뽑힌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교양 있고 용모가 단정하더라도 음양의 이치를 모르고서는
    건강한 부부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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