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남녀관계에는 심리적인 진도 차이라는 게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데이트를 시작한 남녀는 보통 두세 번쯤 만나면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마련이다.
남자라면 다소 들뜬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말할 것이다. "드디어 여자 친구가 생겼어!" 그런데 여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글쎄, 만나는 남자가 있긴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
같은 상황을 두고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셈이다. 이렇게 상황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오해는 언제나 '스킨십' 문제에서 확연히 모습을 드러난다.
이미 두 사람이 '연인'이 됐다고 믿는 남자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키스를 시도한다. 여자는 그러나 아직 스킨십을 허락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려고 한다. 거절에 머쓱해진 남자, 갑작스러운 남자의 돌격에 당황한 여자…. 왜 이런 오해가 계속 반복되는 걸까.
남자들은 단순한 동물이다. '영역' 싸움을 쉽게 해결하고 싶어한다. 자신의 영역에 들어선 여자는 자기 소유라고 믿어버리려고 하는 게 남자다. 몇 번 데이트를 하고 상대 여성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다고 싶으면 남자는 벌써 그녀가 자기 영역에 들어섰다고 판단을 내린다. 그러고는 곧 '난 그녀와 사귄다'고 규정짓는다. 심해지면 그녀에게 바로 상의 한마디 없이 '여자친구'라는 호칭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영향력까지 행사하려 든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남자만의 착각이다. 여자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보통 연애를 시작하기 전부터 연애가 실패로 끝날 수도 있음을 생각한다. 그건 아마도 아직도 보수적인 우리 사회의 통념상 여자들이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이별 앞에서 잃어야 하는 게 더 많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주변의 평판도 그 중 하나일 게다.
남자에겐 만난 여자가 많다는 게 때론 훈장처럼 평가되기도 하지만, 여자들에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자들이 연애 상대를 신중하게 고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회비용'이 연애의 '태도'를 결정짓는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렇다 보니 남녀는 서로 몇 번 만나다가 헤어진 다음에도 그 결말을 두고 전혀 다르게 해석하곤 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자신이 사귄 여자의 숫자를 부풀려서 이야기하는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30대 초반의 한 남성이 100명이 넘는 여자를 사귀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연애의 시작을 10대 후반 정도로 잡는다고 해도 100명의 여성을 사귀기 위해선 1년에 10명 가까운 여자와 만났다고 해야 계산이 맞는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물론 소개팅이나 나이트클럽의 부킹처럼 스쳐가듯 지나친 여자의 숫자까지 '카운팅'을 했다면 모르겠다. 엄밀히 말해 그건 '사귀었다'고 표현하기 적절치 않은 관계지만, 그럼에도 많은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엄청난 숫자를 자랑스럽게 내놓고 자랑하려고 든다. 아마 그저 말 몇 마디 나누고 한두 번 영화 같이 본 게 전부인 여자들까지도 혼자 '사귀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것이다.
여자들은 그러나 정반대로 몇 달 동안이나 데이트를 하고 심지어 잠자리를 함께 했던 사람에게도 '사귀었다'라는 평가를 내리는 데 인색하다. 바람둥이 콤플렉스의 반대편에 있는 정숙녀 콤플렉스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자와 여자의 연애 경력에 대한 대차대조표는 웬만하면 잘 맞지 않는다.
단순히 남자의 연애 경력엔 마이너스를, 여자의 연애경력엔 플러스 알파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지나간 연애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운 것 아닌가.
중요한 건 이제 막 만남을 시작한 두 남녀의 심리적인 진도의 차이를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노(老)정치가는 "정치란 타협의 예술"이라고 했다. 연애도 남녀의 차이를 인식하면서 시작하는 '타협의 예술'이다. 그러니 적어도 연애의 초기만큼은 억지스럽게 타협하려 들지 말고 여성의 입장에서 차분히 출발하는 게 어떨까. 쿨한 연애, 불 같은 열애도 멋지게 보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신중함의 미덕이 덜 중요해진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남자가 출발선에서 달려 나가려고 할 때 여자는 이제 겨우 준비운동을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출처 : Tong - ♡중년사랑♡님의 -☞Love 강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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