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고은하 날마다 덮는 건 밤마다 덮는 이불만이 아닙니다 떨어지는 꽃잎에 잊혀진 사랑도 덮고 소리없는 가랑비에 그리운 정도 덮고 구름위의 꿈도 덮고 산새좋은 가슴도 덮습니다 오는 해는 늘 하늘에서 뜨는데 지는 해는 왜 가슴으로 내리는가 눈물이 나는 밤엔 별빛마저 흐려지니 침침해진 시야에 아득한 세월입니다 중년의 가슴에 찬바람이 불면 다가오는 것보다 떠나가는 것이 더 많고 가질 수 있는 것보다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많고 할 수 있는 일보다 용기 없는 일이 더 많아 어제같은 지난 날이 그립기만 합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강물도 넘치지 않을 가슴은 넓어졌어도 그 가슴에 찬바람이 불면 왜 이렇게 눈물은 깊어만 지는지 지나온 세월이 그저 허무하기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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