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임마! 내 마누라야


    어려서부터 키가 커서 맨 뒤에 앉는 내 아들놈이
    중학교 2학년 봄방학 무렵이었습니다.

    공부가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위 측에 들던
    아들놈이 점점 밖으로 겉돌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손을 크게 다쳐서
    돌아왔습니다. 웬일이냐고 화들짝 놀라서 묻는 나에게
    아이들이랑 장난을 치다가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녁 무렵 아들의 담임선생님께서 걸어 온 전화는 내 아들이 친구를 때려 어금니에 금이 갔다는 것입니다.

    아들의 말은 반에서 잘난척해서 모두 싫어하는 아이와
    별 일 아닌 일로 시비가 붙었고 담임선생님에게 불려가 
    야단을 맞았답니다.

    그 후 학교 뒷문 운동장에서 시비를 가리려는데
    함께 구경나온 아이들이 두 아이를 에워쌌고
    평소 그 아이한테 유감이 많던 아이들이
     "야야! 한번 붙어봐..." 라고 말하면서 부추겼고

    그 아이는 "그럼 한대 맞아 줄테니 끝내자" 라고 말했고
    "내 아들은 너 그럼 정말 때린다." 그러면서 한대 때렸다고 했습니다.

    하는 행동이 웃음밖에 나오지 않지만 내 아들이
    이럴 수가.. 나는 하늘이 무너졌고 자초지종을 들어 본
    남편은 길길이 뛰는 나와는 달리.. 

     " 임마 주먹은 함부로 쓰는 게 아냐! 더군다나 사정이
    어쨌든 가만히 있는 아이를 때린 것은 네가 잘못했어
    너한테 실망이다..." 하더군요.

    내 아들이 그 친구의 어금니를 다치게 했다는 사실이
    미안해서 그저 쩔쩔매는 나에게 그 아이의 엄마는
    아주 냉정했습니다.

    아들을 그렇게 키웠다는 자책감과 무안함으로
    울면서 돌아와서는 아들이 미워서 나도 모르게
    잔소리를 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큰 돈을 주고 합의를 하고나서도
    아들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또 돈도 아깝고 내내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는데 아들이 앉아있던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가려는데 가만히 보고 있던
    내 남편이 아들의 뺨을 한대 때렸습니다.

     "............." 
    큰 사고를 치고 와도 매 한대 때리지 않았던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야~ 임마! 네 엄마이기 이전에 내 마누라야
    네가 뭔데, 나도 무시하지 않는 내 마누라를
    우습게 보는 거야~ 엉? "

     - 유혜경(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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