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잎사귀 / 이해인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혀지고 잊혀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고스란히 남겨두는 것은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입니다


            두고두고 떠올리며 소식 알고픈 단 하나의 사람

            내 삶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남겨준 사람


            슬픔에서 벗어냐야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듯
            그대에게서 벗어나

            나 이제 그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네


            처음부터 많이도 달랐지만 많이도 같았던

            차마 잊지 못할 내 소중한 인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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