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글
기다림이었을까 / 연규월
정PM
2008. 6. 7. 02:28
기다림이었을까 / 松影/연규월
봄 햇살이 넉살좋게도 베란다 창문을
버젓이 열고 들어와 아예 길게 누워버린다.
기다림이었을까 어찌할 바 모르는 반가움에
감히 쫓아내지 못하고 햇살을 부둥켜안고
뽀송뽀송한 오전을 뒹굴었다.
지나가던 바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더니
창가에 매달려 밀애를 즐기는 우릴 보고
괜히 시샘을 부리며 비스듬이 선 채로 문을 두드린다.
햇살은 그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외면만 한 채
온 몸에 매달려 재롱떠는데
바람은 회초리를 들고 햇살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문밖에 동동거리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