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유머

아가씨와 변태

정PM 2008. 4. 27. 12:41


    [아가씨와 변태
    ]


    ▶오늘도 이 버스는 콩나물 시루다.
    늘 그렇듯이 귀에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그런데 등 뒤의 중년남자가 자꾸 몸을 기댄다.
    나만한 딸이 있을
    지긋한 나인데 저러고 싶을까? 해도 너무한다.

    * 중년남자
    ▶역시 서울의 버스는 정말 좋다. 이렇게 많은 여자들이 매일
    나의 회춘을 돕는다. 늘 하던데로 신문에 손을 숨기고 앞의아가씨 몸에 슬적 기대봤다
    풍겨오는 향수냄새가 나의 말초신경까지
    짜릿하게 한다.
    넌 죽었다... 흐~

    * 아가씨
    ▶내가 맡아도
    이 프랑스제 향수는 향이 정말 그윽하다.
    중년남자가 점점 몸을 더 압박해온다.
    얼핏보니 흰머리가 듬성듬성 있었다.
    간밤에 소화가 잘 안돼서
    그런지 자꾸만 가스가 샌다.
    중년남자의
    코가 썩겠구나.

    * 중년남자
    ▶앞의 아가씨의 향수 냄새가
    너무 죽여준다.
    그런데 어디서 똥을
    푸는지 똥냄새도 난다. 아가씨가 괴롭겠구나.
    신문으로 가린 손을 아가씨 둔부에 대봤다.
    와... 뜨듯한 게 증말 좋구나.
    입이 안다물어진다.

    * 버스기사
    ▶오늘도 어떤 놈인지 년인지
    똥을 안누구 왔나부다.
    방독면이라도 하나
    장만해야지 이러다 코가 문들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운전을 때려치던지 해야지. 갑자기 편두통까지 치민다.

    * 아가씨
    ▶중년남자의 손이 느껴졌다. 점점 더 노골적이다.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오른발을 있는데로 쳐들었다.
    그리곤 중년남자의 발등을 찍었다.
    있는 힘껏!!! 무지 아플 꺼다.

    * 중년남자
    ▶아가씨가 내 발등을
    찍으려는 걸 눈치채고 다리를 피했다.
    한 두번 겪나? 이 정도면 성추행의 명인이라고 불리어도 흠이
    없으리라. 옆에 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괴성을 지른다.
    아가씨가 잘못 찍은 거다.

    * 얼결에 찍힌 대학생
    ▶간밤에도 나를
    성추행범으로 알고 어떤 여자가 내 발을 찍었다.
    밤새 부어오른 발등을 찜질하니
    겨우 가라앉은 듯 했는데. 젠장,
    그런데 오늘도
    재수 없게 찍힌데 또 찍힌 것이다.
    아가씨에게 마구 화를 내며 따졌더니
    무안해하여 어쩔 줄 몰라한다.

    * 아가씨
    ▶잘못 찍었다. 간밤에도 어떤 학생의 발등을 잘못 찍었는데.
    요즘엔 순발력이 딸린다. 중년남자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 손으로 둔부를 더듬었다. 이젠 더 이상 못 참겠다. 핸드백 속의
    전기 충격기를 꺼냈다.

    * 중년남자
    ▶아...정말 황홀하다.
    이 맛에 사람들이 이 짓 하나보다.
    아가씨가 핸드백에서 뭔가를 꺼냈다. 바늘이나 압정일 듯 싶다.
    재빨리 학생의 손을
    그 여자의 둔부에 댔다.

    * 아가씨
    ▶일본 여행길에 장만한 2만 볼트의 초강력 전자 충격기를
    내 둔부에 전세 낸 손에다 댔다. 그런데 왠걸... 아까 발등 찍힌
    그 학생이 기절했다. 이해가 안 간다. 아무래도 중년남자는
    프로
    인가보다. 힘든 싸움이 되겠다.

    * 아까 그 학생
    ▶저승사자가 눈앞에 왔다 갔다 했다.
    옆의 중년남자가 나를 성 추행범으로 몰았다. 억울했다. 하지만 내가
    반박할 물증도 없었다. 그렇게 내 뇌 세포는
    수만 마리가 감전되어
    죽었다. 사람들이
    삿대질하며 수근덕거린다.

    * 중년남자
    ▶정말 준비성이 많은 아가씨다.
    전자 충격기까지 준비하다니..
    얕볼 수 없는
    상대임이 틀림없다. 내 친구도 쥐덫에 당해 아직도
    통원치료중인데..조심해야겠다. 하지만 또다시
    아가씨의 둔부에
    손을 댔다.
    이젠 지도 어쩌지 못하겠지..

    * 아가씨
    ▶정말 꾼 한테 제대로 걸렸다.
    내려서 택시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면서 중년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럴 수 있는지..
    정말 재수 없게 생겼다.

    * 중년남자
    ▶아가씨가 내렸다.
    아 좋았었는데 안타까웠다.
    아가씨가 내리면서 나를 꼴아 보았다. 지가 꼴아 보면 어쩔 건가.
    약을 올리는 투로 입술을 내밀며 윙크를 했다.

    * 버스기사
    ▶아까부터
    중년남자가 아가씨를 추근대는 걸 봤다.
    같은 남자지만 개새끼다. 저 새끼는
    버스카드도 희안하게 댔다.
    머리를 카드 기계에다 대니까
    삐 소리가 났다.
    가발 속에 카드를 넣고 다니나 보다.
    그래도 중년새끼는 양반이다.
    어떤 놈은 구두를 벗어서
    발바닥을 카드 기계에다 댄다.
    또 어떤 년은
    가슴을 카드 기계에다 대기도 한다. 살다살다 별 그지
    같은 꼴을 다 본다.
    얼릉 이걸 때려 치던가 해야지...

    * 아가씨
    ▶새로 발령 받은 회사에
    첫 출근을 했다.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상사에게 인사하러 갔다.
    상사는
    회전의자에 앉아 먼 산만 보고 있었다.
    유리창에 반사된 상사를 보니 아까
    그 중년 남자였다.

    * 중년남자
    ▶미치겠다.
    아까 추근댄 아가씨가 우리 회사에 오다니..
    무조건 안면몰수다. 잘하면 내일 짤리겠다.
    아니 오늘 짤릴지도 모르겠다.